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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그려낸 수십만 번의 펜 선, 경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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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작성일19-09-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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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출지 pen on Hardboard 800x55012   
[경북신문=장성재기자] '제프 쿤스의 풍선개'를 '선인장'으로 표현하는 등 세렌디피티 효과가 낳은 초현실적 구성의 조각가로 잘 알려진 경주 출신 이상수 작가가 이번에는 펜화 작가로 변신해 경주의 풍광 등을 자신만의 독특한 창작세계로 반영해낸 '극사실화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상수 작가는 오는 10월 2일부터 9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지금까지 완성한 대표 펜화 작품 30여 점을 이번 초대 개인전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상수 작가는 1968년 경주 황오동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미술대학원을 수료했다. 관훈미술관, 큐브갤러리 개인전을 비롯해 북경아트살롱, 대한민국 청년작가 축전, 코리아 아트 페스티발, 한국현대조형작가회전, 광장조각회전, 경주아트페어 등 외 기획전 및 그룹전에 100여회 참여했다. 
                      ↑↑ koonstus. mixed media   
앞서 지난 7월 '뜻밖의 발견, 우연으로 얻은 행운' 등을 뜻하는 '세렌디피티 효과'를 창작활동에 반영한 선인장 작품들을 경주예술의전당 초대 개인전에서 선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 작품 뿐만 아니라 기존 펜화에서 벗어난 독특한 회화적 작품세계가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그의 대표 작품 '동행-동산리'와 '서출지', '오봉산 주사암에서' 등은 펜으로 10일에서 15일 동안 수십만 선을 화폭에 담아 풍경과 사물의 내면까지 담아내는 극사실화이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실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기존의 펜화가 주는 인쇄물처럼 딱딱한 느낌에서 벗어나 회화적 느낌을 추구해 수묵화와 산수화를 닮았다.
극사실 펜화가로 변모한 이상수 작가가 수십만 번의 선긋기로 담아낸 '경주의 풍광'과 창작활동에 대한 갤러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이상수 작가와의 일문 일답 
                    ↑↑ 작업실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수 작가   
◆ 조각가가 아닌 펜화 작가로 새롭게 변신하며 첫 전시를 여는 소감에 대해서  
-조각과 그림의 구분은 무의미 하다. 그림은 평면에 자신의 생각을 구현하지만 조각은 입체적으로 장소와 환경에 조화롭게 구현할 뿐이다. 이번 전시는 내가 나고 자란 경주의 풍경을 소재로 했다. 주재료로 펜과 연필이다. 연필은 펜 보다는 표현 면에서도 시간적으로도 편리하지만 기초 재료인 만큼 그것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아크릴과 목탄, 파스텔 등의 특성을 살려 작가적 상상력보다는 자연 형태의 재현을 바탕으로 하면서 내 나름의 조형의식을 나타내려 했다.  
                    ↑↑ 오봉산 주사암에서 pencil, pencil, acrylic paint on Arches  700x10003   
◆ 작품이 표현하고 있는 극사실화의 특징을 말한다면

-펜의 본질은 선에 있기 때문에 펜화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대상의 섬세한 표현에 가장 적절한 재료이고 선들의 중복을 통해 서서히 화폭에 아름다운 형상으로 구현된다.

◆ 경주의 풍광을 그리게 된 계기는 
-8년 전 고향 경주에 내려와 늘 다니던 길에서 갑자기 눈에 들어온 낯선 풍경을 만났다. 알 수 없는 끌림이었다. 그것은 시가지 주변의 논밭 사이에 있는 작은 소나무 숲이었다. 아마도 그곳은 지역의 주민들에게 한 여름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해 주는 소풍 장소인 듯했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경주의 풍경들이 하나 둘 새롭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불현 듯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그 광경을 화폭에 담아야겠다는 충동을 느꼈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 동행-동산리 pen on Hardboard 1100x800   
◆ 작가로서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의 어린 나는 집안의 벽과 종이장판, 책, 심지어 어머니의 가계부까지 집안의 모든 면이 나의 캠퍼스였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한때 고우영 화백을 동경해 만화가가 되는 꿈을 꾸었다. 학창시절 나에게 그림은 일상이었으며 생활이었다. 미술대학 진학을 결심한 것은 고교 때 신라문화제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부터다.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지만 아들의 미술에 대한 열정을 인정해 주시면서 나는 1987년에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진학하게 됐다. 군 제대에 이어 1994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작가의 생활을 시작했다.

◆ 영국의 낭만주의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을 닮았다는 평에 대해서  
-존 컨스터블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시골 풍경을 주로 그렸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성서나 신화 속의 장엄하고 이상화된 풍경이 아니라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세심하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상이나 이상화된 풍경의 창조가 아닌 풍경의 ‘발견’으로 전환했고 작가적 상상력보다는 자연 형태의 재현을 바탕으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박한 풍경을 주로 담았다. 
나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놀러 다녔던 계림숲, 반월성, 황성공원, 오릉 등에서 시작해 점차 무관심하게 스쳐 지나갔던 곳이나 유명하지는 않지만 눈길을 잡아끄는 장소들을 찾아 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존 컨스터블이 자신이 살던 가까운 곳, 집 근처의 야외에서 작업을 했고 빛의 효과와 자연현상을 관찰했으며 보편적 아카데미의 전통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는 점에서 나는 그와 동질성을 느끼고 있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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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